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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자가격리 구호물품 지원 감사합니다 ;ㅅ;
    2019년 4월 자가격리 기록 2020. 4. 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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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리 5일차 자가진단은 하루 2번 

    일본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때 자가진단은 하루에 한 번 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전담공무원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힘드신데 죄송합니다. 하루에 두번(11시, 17시 등) 자가체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나 때문에 고생이 더 많으신데, 항상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뭐 필요한 게 있냐고 마스크 같은걸 갖다 주실 수 있다고 하셨는데, 뭘 부탁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에 있는 쌀이 이제 두 번 정도 해먹을 양밖에 없는데 엄마한테 부탁하자니 얼굴도 못 보는데 몇 시간 걸리는 거리를 오가게 하기도 미안하고, 담당공무원님한테 이런 부탁을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는데 구호물품이 있어서 내일 집에 가져다주신다고 했다.

     

    이날 식사는 어제 먹고 남은 감자탕.

     

    나의 격리가 15일까지라고 한다.

    이럴 수가... 2주일 격리니까 14일까지이고, 15일 투표는 할 수 있겠다 했는데, 못하는 건가;ㅁ;?

     

    하루 종일 좁은 원룸에 갇혀있으니 좀.. 우울하다.

    가끔 창문을 열고 환기시키는데 갑갑하고 괜히 몸도 찌뿌둥.

    학교 다닐 때, 알바 다닐 때는 휴일이 꿀맛이었는데, 매일 갇혀 지내는 휴일은 즐겁지가 않다.

    코로나 증상이 보일 정도의 열은 아니나 37도였다.

    체온이 조금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게 그냥 갇혀있으니 없던 병도 생기는 기분이다.


     · 격리 6일차 코로나 자가격리자 구호물품 지원

    어제 체온이 37 도인 탓에 공무원님이 어제 체온이 높으시던데 자가진단 해달라며 문자가 왔다.

    근데 자꾸 오전 중에 오는 문자를 자느라 못 봐서 확인을 계속 안 하니까 전화로 확인을 하신다.

    죄송하다. 아침에 일어나도록 해야지.

    근데 진짜 할 일은 없고 좌식으로 앉으니 허리가 아파 눕고 그러다 보니 잠이 든다.

     

    먹고 눕고 자고, 먹고 눕고 자고,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겠지만, 정말 괴롭다.

    나 같은 집순이에 누워있기 좋아하는 녀석은 격리 따위 아무것도 아닐 줄 알았는데,

    난 생각보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오후에는 공무원님이 구호물품을 전달해주셨다.

    난 작은 상자 하나 정도가 오는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많이 받았다.

    정말 필요한 밥도 와서 다행이었다. 안 그래도 쌀이 떨어져서 걱정이었는데, 너무 감사하다.

     

    그럼 구호물품 언박싱 ㄱㄱ

    (이것도 언박싱이라고 해도 되나?)

     

     

    일단 이런 봉투를 2장 받았는데, 내가 사용한 쓰레기는 이 봉투에 버리면 된다고 한다.

    의료폐기물.

    받자마자 기분이 좀 이상해졌다.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양성인지 음성 인지도 모르는 격리자인데, 정말 철저한 것 같다.

    겪으면 겪을수록 우리나라가 정말 철저하게 잘 관리하는 것 같다.

     

    격리 중에는 쓰레기 버리러 나가는 것도 금지된다고 해서 쓰레기가 쌓이면 문 앞에 내놓고 가족들이 버려주려고 했었는데, 그것도 안된다고 한다.

    이 의료폐기물 봉투에 넣고 종량제 봉투에 한 번 더 넣어 수거업체에 연락을 하면 된다고 한다.

    집에 종량제 봉투는 많고 분리수거는 철저히 하는 편이었는데, 큰일이다 봉투 두 개에 다 넣으라니...

    저 감자탕 통부터 너무 큰데... 쓰레기가 많이 생기지 않게 생활해야겠다 ㅠㅡㅠ

     

     

    보건소에서 지원해준 구호물품 지원은 종이가방에 들어있었는데,

    여러 가지 감염예방을 위한 물품과 안내문이 많이 들어있었다.

     

     

    먼저 손소독제와 스프레이형 살균소독제

    나중에 격리 끝나고 나가기 전에 집을 소독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캐리어들도 공항을 거쳤으니 스프레이 소독약으로 소독해두어야겠다.

     

     

    마스크와 체온계.

    한국은 마스크를 요일을 정해서 살 수 있다고 했는데, 나는 오자마자 격리라 사러갈 수도 없고, 나는 가족들이 대신 사러 갈수도 없다던데 이렇게 10장 정도를 감사하게 받을 수 있었다.

     

     

    이 체온계는 일회용 체온계.

    아마도 체온계가 없는 사람은 체온이 오른 것 같을 때 테스트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본인에 한해서는 물에 씻어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위생적으로 그건 좀.

    나는 동생이 예전에 사용하다 안 쓰고 있는 체온계를 갖다 좋지만 이거만으로는 불안할 때가 있다.

    어제처럼 조금 열이 올라서 몇 번 다시 재고 다시재고 했는데, 온도가 들쑥날쑥할 때,

    이걸로 한 번 더 체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안내문들은 위에 설명한 자가관리 위생키트에 대한 설명과 폐기물 안전처리 가이드가 있다.

    쓰레기봉투를 소독할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수거하시는 분을 배려해서라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알려주는 유용한 안내문이었다.

     

     

    그리고 마음건강 심리지원과 스트레스 대처법.

    정말 정신병 걸리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힘든데,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격리장소 이탈하는 기사들을 보면 그 맘도 이해는 된다.

    그래도 그러면 안되지. 모두를 위해 힘내자!

    나 혼자만 사는 사회도 아니고 이렇게 여러 가지로 자가격리 지원을 해주는 분들도 있으니 끝까지 잘 지내고 싶다.

     

     

     

    식량 부분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지원을 해주셨다.

    흐... 열심히 헌혈을 해온 보람이 있달까.. 그래서 받은 건 아니지만ㅎㅎ

     

     

    흰 박스 안에는 조미김과 비비고 사골곰탕, 진라면, 동원참치, 로스팜, 오뚜기 3분카레, 3분짜장이 들어있었다.

    엄마한테 식료품 부탁할 때 참치는 생각도 못했는데 기뻤다.

    라면은 가지고 있는 것과 겹치지 않아서 다행!

    내가 국물요리를 해먹을 재료가 마땅치 않았는데 사골곰탕도 받아서 기뻤다.

     

     

    햇반 한 박스에는 24개가 들어있었다.

    하루 3끼를 밥을 먹는다 하면 8일밖에 못 먹겠지만 요즘 통 안 움직이는 탓에 하루에 1끼, 많으면 2끼 먹으니 충분할듯하다. 라면도 있으니 남은 기간 거뜬할 듯!

    쌀이 떨어져서 걱정이었는데 정말, 정말 정말 기뻤다. 감사합니다.

     

     

    체력까지 생각해주신 걸까? 한뿌리 홍삼대보라는 건강식품도 보내주셨다.

    진짜 여러 가지로 생각해서 챙겨주신 듯하다.

     

    아마도 구호물품 내용은 지역별로 다르겠지만 일단 나는 이러한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도 너무 잘 챙겨주셔서 진짜 버틸 힘이 나는 것 같다.

     

    마침 이날 일본인 친구로부터 라인이 왔는데, 오늘 나라로부터 이런 코로나 자가격리 구호물품 지원을 받았다고 하니, 빠르고 제대로 지원해준다고, 세금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 증거라며 놀라워했다.

    아베가 면마스크를 지급한다고 해서 논란이 된 때에 우리나라는 이러해하면서 자랑스럽게 말할 수가 있었다.

     

    진짜 코로나 터지고 나서 이것저것 정부에서 지원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걸 보면 세금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같은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줄 수 있으면서 그전에는 도대체 세금으로 뭘 한 거지 싶다.

     

    나만의 세금이 아닐 테니 감사히, 소중히 먹고, 사용해서 이 시간을 잘 버텨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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